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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늘봄 정책 지지합니다"

기사승인 2023.02.05  19: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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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홀초등학교 학부모 최귀연

[하남] 저는 서울에서 미사강변도시로 이사온 지 5년 차이며,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 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미사에서 맞벌이를 하면서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가 힘에 부쳤습니다. 그래서 일을 포기하고 아이들의 양육에만 전념하다가 최근에서야 일자리를 구해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부부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돈을 벌기 위해 맞벌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또한 미사에 이사를 왔을 때 같은 형편이어서 일찍 아이를 돌봐주는 어린이집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집 원장들은 한결같이 아이를 아침에 늦게 맡기고 저녁에는 일찍 데려가기를 원했습니다. 아이를 보낼 어린이집을 구하지 못해 제 속은 타들어 가는데, 어떤 원장님은 “어머님 퇴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가시게 되면 다른 아이들은 모두 하원한 뒤라 아이만 매일 두 시간씩 혼자 남아 있어야 하는데 괜찮으시겠어요?"라고 하며 은근히 압박을 가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4년전 하남시에 도움을 요청해 봤습니다. 하지만 담당부서의 주무관에게서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도 받지 못했고, 하남시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아이를 돌봐주실 돌봄 할머니를 구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얼마 안 돼 그만두셨고, 이런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되었습니다. 할머니들께서 몇 달에 한 번씩 힘들다며 그만두시는 통에 저도 힘들었지만, 낯선 사람에게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은 더 힘들어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며 지쳐갔습니다.

그러다가 최저 임금이 급격히 올랐는데 제 임금은 동결됐고, 월급에서 세금 떼고 돌봄 할머님께 80만 원을 드리고 나니 힘들게 일하고 얻은 수익의 대가에서 남는 게 형편없이 적었습니다. 영혼까지 소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는 남편과 상의해 육아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와 집에 있을 수 있어 좋아했지만 남편의 박봉만으로 생활하기는 힘겨웠습니다.  

최근 국가에서 "늘봄 학교"를 운영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부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이와 동시에 “늘봄 학교”가 조금 더 일찍 운영됐더라면 우리 가족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녁 8시까지 맞벌이 가정을 위해 학교에서 믿을 수 있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돌봐 준다니 얼마나 고마운 제도입니까. 교육부에서 “늘봄 학교” 운영에 들어가는 특별교부금도 지원한다니 각 가정 살림에 금전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교육현장에서는 일부 선생님들이 "늘봄학교"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돌봄 업무까지 떠안게 되면 과다한 업무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충분히 이해가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돌봄의 사각현장에서 고통받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도 고려해 주실 수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인이 손해를 좀 보더라도 저희들 편에 서서 사랑을 베풀어 주시던 은사님들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그런 선생님들이 많으실 거라 믿고 싶습니다. 자신들의 이해타산만 따지시는 선생님들은 정말 일부이실 거라고 믿습니다.  

제 아이를 믿고 돌봐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현실에 절망했던 부모로서 “늘봄 학교”의 성공적인 운영을 지지합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의 일상이 안정되기를, 저와 같은 힘겨운 일상이 다른 가정에서는 반복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교차로저널 kocus@kocus.com

<저작권자 © 교차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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